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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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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호흡하는 사람이라면 매 순간 선택에 맞딱드린다. 개인이 내린 선택이 의식적이었던 무의식적이었던 일상에서 결정짓는 크고 작은 선택들은 우리 인생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 개개인의 현재의 모습은 과거의 자신이 만든 선택의 총체적 산물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큰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심사숙고한다. 개인의 환경(거주지, 돈, 시간, 건강 등)으로 인해 한정되어버린 선택의 범위 속에서 기회비용을 고려하여 최고의 선택을 하려고 한다.

2019년에 내렸던 큰 결정중 하나는 개발분야로의 전향이다. 이는 오랜 기간 숙성된 생각의 결과물이었다. 대학시절을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내면서 AirBnB, Uber, Lyft와 같은 기업들의 탄생과 성장을 지켜보았다. 젊은 창업가들과 대화하며 Entrepreneurship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 이후 LA에서 근무하며 Platform이 주는 파급력을 경험하게 되었고 IT 분야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되었다. 개인적인 꿈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 개발에 관한 지식을 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을 이룰 방향을 알게 되었고 나침반의 바늘이 새 목적지를 가리키게 되었으니 첫 발을 내디뎌야 했다.

개발자가 갖추어야할 전문지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학교, 독학, 부트캠프, 국비지원 등이 있다. Bay Area의 부트캠프 문화를 익히 들어 알고있는 나의 선택은 망설임 없이 부트캠프 였다. 여러 부트캠프가 내세우는 부분들(자기주도 학습, 취업률, 커뮤니티 등)은 상당히 비슷하다. 함께 프로그래밍을 공부한 스터디원들과 여러 부트캠프를 조사하였고 그 중 위코드로 결정짓게 되었다. 결정적인 이유는 멘토님들이었는데 미국과 한국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분들로부터 직접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메리트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백엔드는 월가에서 10년동안 근무를 하신 송은우님께 그리고 프론트엔드는 굵직 굵직한 기업에서 개발 경력을 쌓으신 6년차 개발자 김예리님이 진행하시는 깊이있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백엔드 엔지니어로써 수강한 은우님의 수업 방식은 전문성을 뛰어넘어 독특하고 흥미롭기까지하다. 단순히 좋은 코드를 짜는것 이상의 철학적 관점에서 접근 하시기 때문이다. 다른 학문과 비교해 길지않은 역사를 지닌 Computer Science 이지만 타 학문인 수학, 생물학, 사회과학의 철학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 스토아 철학이 로마의 법, 정치, 종교 와 예술 전반적인 부분에 영향을 끼친것 처럼 철학적인 사상은 건축, 예술, 학문과 사회 전반에 녹아들어 영향을 끼친다. 멘토님은 알고리즘과 자료구조의 철학적인 부분도 수강생들에게 가르치시며 단순히 깔끔하게 코드를 작성하는것이 아니라 한줄 한줄 생각하고 이해하며 코드를 작성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신다.

위코드의 강점으로는 개인에 맞춘 과제 및 학습이다. 동일한 커리큘럼을 이수 하지만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수강생들(코딩이 아예 처음인 자, 다른 부트 캠프 이수자, 컴퓨터 공학 전공자 등)이기 때문에 코딩 역량에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멘토분들은 황급히 진도를 빼기에 급급하신 것이 아닌 세심하게 개인에 맞춘 과제를 부여해 주시고 이끌어 주신다. 그로 인해 그룹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낙오자 없이 한 사람 한 사람이 최대의 능률을 뽑아내어 온전한 한 팀으로써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된다.

8월부터 10월, 위코드에서 세달동안 두 번의 그룹 프로젝트와 한 번의 기업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끊임없이 언덕들을 마주했다. 막히는 부분, 이해를 하지 못하는 부분을 알게되면 그 부분을 검색하고 파고들고 학습하면서 언덕을 하나하나 넘어갔다. 학습 초기에는 작은 언덕을 오르기조차 힘들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었다. 가본적이 없는 길이라 하늘 높이 뻗은 무성한 풀들을 제치고 안써본 근육을 사용하며 나아가야 했기에 힘이 들었고 근육통이 수반되었다. 학습 중간지점에는 내 자신의 발전이 더디게만 느껴졌고 눈앞에 펼쳐진 길은 까마득하게만 보였다. 그럴 때 함께 길을 가는 동기들과 멘토님들이 힘이 되주었다. 호흡을 가다듬고 앞만 바라보던 시선을 뒤로 돌리니 어제의 내가 넘어왔던 언덕들이 보였다. 아닌것 같아도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향후 '2019년 결정한 나의 선택이 내 인생 최고의 터닝포인트였다'라고 회고할 수 있는 방법은 선택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내린 선택이 후회되지 않는 결정이 되도록 매일 매일 꾸준히 최선을 다하는것, 그 과정에 있다. 앞서 길을 걸어간자의 조언을 토대로 시행착오는 줄이고, 같이 길을 가는 동료와는 서로 힘이 되어주며, 뒤에서 걸어올 후배들은 잘 끌어주기 위해 탄탄한 토대를 마련해야겠다.